지난 번에 너무 망쳐서 이번 공연은 크게 틀리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보여주고 싶은 것, 보여줘야 하는 것, 관객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다. 

그러면 공연의 본질과 같은 큰 이야기까지 올라가게 된다. 이런 건 단숨에 풀 수 없다. 

잊어 먹지 않도록 잘 표시해두고, 마음의 책장에 꽃아두자.


지난 공연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한 게 있다. 

익숙하지 않은 곡들은 아주 충분히 연습해야 한다는 것. 

적어도 나같이 새가슴이 사람은 그래야 한다. 아는 건데 맨날 까먹고 또 모르는 척 한다.  

아무튼 여기에다, 이번 공연이 밸런타인데이를 내세운 작은 페스티벌과 같은 성격이라는 것도 염두에 두고

셋리스트를 짰다. 

만약에 누군가 나를 보러 온다면 듣고 싶은 노래가 무었일까를 고려했다는 것. 

(전엔 이렇게 해 본 적이 없다. 아 이기적.)

그래서 1. 비교적 편하게 연주할 수 있는 것, 2 누군가는 듣고 싶어할 노래, 3 앞으로 준비하는 곡을 각각 5:3:2 정도의 비율로 셋리스트를 맞췄다.


공연 당일이 아니라, 전날 셋리스트를 짰다는 것도 나에겐 고무적인 일이다. 

공연을 잘하든 못하든 일단 준비는 성실히 해야 한다. 

안그러면 이기적인 연주자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거다. 

공연은 맨날 망할거다.


근데, 또 연습은 좀 부족했다. 

공연 준비를 더 빨리 해야하고, 2번(누군가는 듣고싶어할 노래) 카테고리의 노래들이 1번(편하게 연주할 수 있는 노래) 카테고리로 빨리 넘어와야 한다. 


셋 리스트

01 YOUR SUN IS STUPID 

02 RIVER DOLPHINE (HARP)

03 LET'S BREAKING DOWN (HARP)

04 BABY YOU --------------- (HARP)

05 TUESDAY SONG 

06 A FRONG IS 

07 MY GOODBYE --------------- (HARP)

08 내일

09 38000 

10 SPRING 


준비와 연습 70

공연장과 주최측의 진행 90

집중과 연주 60


유의할 점: 공연 중 "기타"와 "연주"에 대한 얘기는 적당히 하자. 그건 내가 좋아하는 얘기. 대부분은 연주자가 아니라 리스너들이다.